글
안녕하세요! 음악을 뿜어대는 코끼리 코가손입니다!
오늘 소개할 노래는 자우림의 ‘이카루스’입니다.
자우림은 1997년 1집 ‘Purple Heart’로 데뷔한 밴드입니다. 홍대 클럽 출신으로 인기 없는 날짜에 공연을 하다가 가장 핫 한 시간의 밴드가 펑크를 내서 대타로 선 무대를 영화 ‘꽃을 든 남자’의 관계자가 보게 됐고, 그 영화에 사운드 트랙에 있는 ‘Hey Hey Hey’로 데뷔하게 됐다고 하네요.
그리고 자우림은 현존하는 대한민국 밴드 중 10년 넘게 멤버가 한 명도 바뀌지 않은 최장수 밴드입니다.
자우림은 제가 첫 번째로 좋아하게 된 밴드입니다. 김윤아의 솔로 앨범을 포함해서 지금까지 나온 모든 곡을 들어봤고, 신기하게도 한 곡도 빠짐없이 좋았습니다. 어쩌면 몇 곡은 자우림이라 좋아하는 걸지도 모를 만큼 자우림을 좋아합니다.
처음 자우림의 음악을 접했을 때는 밴드의 연주보다 보컬인 김윤아의 목소리에 먼저 집중했습니다. 아기자기한 노래에 어울리는 귀여운 목소리를 내다가도, 한없이 깊은 슬픔을 표현하고, 서늘하게 읊조리다가, 슬픔을 절규합니다. 그리고는 너무나 명랑하게 노래합니다. 노래하는 목소리의 고저차가 놀랍습니다. 종종 노래를 듣고 있으면 주술을 거는 듯한 몽롱한 느낌도 받습니다.
몇 곡을 들은 뒤에는 김윤아의 휙휙 변하는 목소리와 함께 유려하게 분위기를 바꾸는 다른 멤버들의 연주가 들렸습니다. 어떤 곡에서는 김윤아의 목소리보다 연주가 더 좋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카루스가 수록된 9집 ‘Goodbye, grief’ 이전까지 자우림은 예상을 깨는 창의성과 주술적인 가사, 단번에 이해하기는 힘든 노래의 내용 등의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의 노래들은 전반적으로 곡의 진행은 많이 들어본 형태입니다. 대신 사운드나 곡의 짜임새가 더욱 발전한 듯한 느낌입니다. 파격이 사라진 자리를 완성도가 채우는 듯합니다.
제목인 이카루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인물입니다. 밀랍으로 만든 날개로 하늘을 날다가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밀랍은 녹아버리고 바다에 떨어져 죽는 인물이죠.
그 이름에 걸맞게 김윤아의 묘한 목소리와 주술적인 느낌을 주는 도입부에서 점점 달려나가는, 날아오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절정에 가서는 폭발할 듯이 날아오르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도입부의 느낌과 비슷하게 차분해집니다. 마치 하늘 높이 날아오르던 이카루스가 태양에 너무 다가간 끝에 바다에 떨어지는 듯이 말이죠.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청춘을 노래하는 밴드. 하지만 청춘을 마냥 예찬하기 보다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요즘의 청춘을 노래합니다. 선동적인 느낌도 주는 김윤아의 목소리와 달려나가는 연주와 달리 가사만 놓고 보니 청춘을 위한 승가의 느낌은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의 느낌도 줍니다. 그리고 당장 청춘인 사람이 노래한다기 보다는 청춘이 지난 사람이 자신의 청춘을 돌아보며 말하는 내용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사를 보고 큰 충격과 공감, 슬픔 등을 느꼈습니다. ‘내가 스물이 되면, 내가 어른이 되면, 나의 젊은 날은’으로 시작하는 가사에서 특히 그 감정들이 강하게 와 닿았습니다.
[가사]
난 내가 스물이 되면 빛나는 태양과
같이
찬란하게 타오르는 줄 알았고
난 나의 젊은 날은 뜨거운 여름과 같이
눈부시게 아름다울 줄 알았어.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사소한 비밀 얘기 하나,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
자, 힘차게 땅을 박차고 달려 봐도
보이는 건, 보이는 건...
난 내가 어른이 되면 빛나는 별들과 같이
높은 곳에서 반짝이는 줄 알았고
난 나의 젊은 날은 뜨거운 열기로 꽉 찬
축제와 같이 벅차 오를 줄 알았어.
아무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숨을 죽인 채로
멍하니 주저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자, 힘차게 땅을 박차고 달려 보자,
저 먼 곳까지, 세상 끝까지.
자, 힘차게 날개를 펴고 날아 보자,
하늘 끝까지, 태양 끝까지.
난 내가 스물이 되면
빛나는 태양과 같이 찬란하게
타오르는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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